
다 치는 거 잠깐만, 미국산 소갈비찜오키로, 잡채, 떡국 정도 하는데 장 보는 데 비용이 오십만원이었대. 물가는 어떻습니까?새삼스럽게 명절 음식이 얼마나 투입된 수고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노동인가. 정말 엄마랑 ㅇㅇㅇ랑 나랑 셋이서 오후내내 같이 있었지만 나만큼 다 친게 전부였다. 우리들 셋다 집안일로 생활이 편하지는 않지만…그렇지…

물기를 꼭 짠 두부와 돼지고기를 섞어 구운 깻잎전과 동그랑땡, 표고버섯전, 찹쌀가루 묻힌 연근전, 동태정. 제 픽은 표고버섯전과 연근전 굴전이랑 배추전 안 했어왜…

나는 실컷 보내면 매운 가루가 먹고싶다는 ㅇ종이를 위해 바르고 김선생님께 돌아갔다. 처음 가봤는데 키토땡 새우튀김 김밥 등 김밥 3줄에 떡볶이를 시키니 이만원이 훌쩍 넘는다. 정말 물가… 별로 맛있지도 않았어 배달을 시킨 것도 아닌데 직접 매장에 가서 주문을 했는데 왜 김밥이 차가워?
명절 당일은 화요일이지만 날짜를 월요일로 착각한 어머니 덕분에 월요일 아침에 모두 모였다.

모모는 이제 와서 너무 귀여워서 아침에 산책하고 와서 우리 둘이 엄마 집에 가니까 또 코트 입고 외출 준비하면 자기도 또 나갈 줄 알고 덩달아 신난 눈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큰맘 먹고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지만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횡단해 본 강아지답게 차를 타도 멀미가 나지 않아 새삼 얌전하다. 창밖을 구경하다가 가방 속에서 잠이 들었다.
구정이와 가족끼리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 오랜만에 만나는 사촌동생 기현이와 ㄱ동이도 왔다. 원래 아침 11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어머니의 부탁하신 떡국을 사기 위해 11시 반쯤 도착했더니 벌써 모두 식사중이었다. L동과 ㅅ진에 ㅅ민까지 장정 셋이서 앉기에는 아무리 8인용 테이블이라도 불편할 것 같아서 우리 둘은 소파에서 잠깐 대기했다. 그런데 형이 백신 미접종이라고 해서 나도 모르게 환영의 박수를 치며 테이블에 앉았다. 그도 자신은 2차까지 맞았지만 뭔가 이상해서 결혼을 약속한 그녀는 맞지 말라고 말렸다고 한다. 웃기네. 오프라인에서는 못 본 사람을 여기서 만나는구나.전날 다 마시면서 먹다 남은 리슬링 와인도 마시고, ㅇㅇㅇ가 미국에서 사온 나파밸리 화이트 와인을 모두 마시고 나니 즐거웠다. 3년만에 만나는 친척동생 2명은 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인데도, 길에서도 우연히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000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재택근무, 000는 부산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명절을 보내기 위해 서울에 왔다고 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뭔가 괴짜 같고 이기적인 000이 아니라 부모님을 일찍 돌아가신 후 항상 어둡고 침울해 있던 000도 아니고, 둘 다 젊고 에너지가 넘치고 합리적인 30대 사람들이었다. 내가 갑자기 mbti를 찾았는데, 은지 stp를 제외하고는 나 ㄱ동이 모두 인칩인 것도 재미있었다.
점심을 마친 후, 엄마와 ㅅ진, 나 그리고 모모는 마을 뒷산에 올랐다. 한적한 남한산성 기슭을 1시간 반 정도 걷다 보니, ㅅ민은 벌써 외출했고, ㅇㅇ는 낮잠 자면서 나도 나른해져서 안마의자에서 자기도 했고, 소파에 누운 ㅅ진은 코를 골아버리기도 했다.5시쯤 되어서, 점심이 채소가 되기 전에 풀무원 만두를 어머니나 누나가 꺼내서, ㅇㅇㅇ와 ㅅ진은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왔다. 내카드로.- 그리고 대망의 떡국 – 엄마가 국물에 잣가루를 넣었다고 하는데 정말 맛있다 ㅅ진이 어머니의 요리평가에서 갈비찜은 너무 기름기를 많이 섭취해서 부드러운 고기찜 같았고 떡국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명절 같은 설날이었어. 전날에 모여서 다 치고 다음날 낮에 친척동생들까지 모여 테이블이 비좁을 정도로 시끌벅적했고 뒷산에 가서 산책하고 저녁까지 먹고 해산했다.
그렇게 명절 전날을 보내고 나니 설날 당일에는 우리 셋 다 피곤해서 모두 집에 쓰러져 있었다. 집에 왔는데 왜 이렇게 피곤해? ㅅ진은 점심에 쌀국수, 나는 전날 만들어 온 잡채를 먹었다.

그리고 헬카페 더치 블루. 신맛이 나지만 그래도 사람이 만들어 주는 커피는 역시 맛있다. 사람이 내려와 얌전히 페트병에 담아 집 앞까지 데려다 주다니 얼마나 맛있을까. 작년 2월 이후로 커피를 끊네. 하긴 그렇지만 그래도 맛있어.

오늘은 축제일 전에 홈플러스에서 주문한 고기가 도착했다. 이 집에서 돼지고기는 나 혼자 먹는데 3kg 시키는 기개.

수육/고기/숯불구이용 고르면 두께가 2센티미터 정도로 썰려져 왔다.

굽기 10분 전에 넉넉하게 소금을 뿌려 앞뒤로 1~2회씩 굽는다. 노릇노릇하게 익어도 두께가 두꺼워 속은 반 정도밖에 익지 않지만 가위로 한 입 크기로 자른 다음 뚜껑을 덮으면 금방 익는다. 프라이팬으로 식탁에 놓고 먹으면 그릇에 옮기는 것보다 천천히 식어도 좋다.


